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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넘어선 '신'의 한 수... 신진서, 카타고에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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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7-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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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26) 9단이 현존 최고 수준의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를 상대로 1패 뒤 2연승을 거두며 3번기 승리를 차지했다.

신진서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제3국에서 카타고를 상대로 221수 만에 흑 11집반승을 거뒀다. 

지난 17일 제1국에서 245수 만에 불계패했지만, 19일 제2국을 4집반 차로 이긴 데 이어 최종국까지 잡아 최종 전적 2승1패로 승리했다.

카타고는 앞선 두 판과 달리 첫 수로 좌상귀 소목을 택했다. 신진서는 2분여 동안 장고한 뒤 우하귀 소목에 돌을 놓았다. 카타고가 좌상귀를 두 칸으로 굳히자 신진서는 좌하귀 날일(日)자로 실리를 챙겼다. 

제2국에서 대형 정석을 통해 변수를 줄였던 것과 달리 이날은 소목 포석으로 새로운 승부에 나섰다. 신진서는 “반대편 화점에 두면 카타고가 늘 비슷하게 대응하는 것 같았다. 

똑같은 방식으로 이기고 싶지 않아 소목에 뒀다”며 “초반 진행이 만족스러웠고, 어느 순간부터는 이 바둑은 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두 점을 먼저 깐 신진서는 18집반 정도 앞서고 예상 승률 99%인 상태에서 대국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 차례 실수로도 우세를 모두 잃을 수 있는 AI와 겨루는 승부였다. 신진서는 앞선 대국에서 “승률이 98% 아래로 떨어지면 위험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진서는 복잡한 전투를 피하고 차분하게 집을 쌓았다. 우상귀에서는 귀의 실리를 일부 내주는 대신 상변과 우변에 두터운 세력을 구축했다. 

이어 80수째 백돌을 공격하며 상변에서 중앙까지 거대한 흑진을 만들었다. 이 흑진이 실제 집으로 굳어지면서 승부의 추가 신진서 쪽으로 기울었다.

제1국에서는 70수 부근, 제2국에서는 160수 부근에서 예상 승률 99%가 무너졌지만 이날은 달랐다. 신진서는 끝까지 승률 99%를 지키며 카타고에 반격할 틈을 주지 않았다. 여러 차례 계가하며 우세를 확인한 신진서는 3시간 20여 분 만에 11집 반 차 완승을 확정했다.

이번 승부는 신진서가 흑돌 두 개를 미리 놓고 시작하는 2점 접바둑이었다. 동등한 조건으로 두는 호선(맞바둑·互先)에서는 먼저 두는 흑의 이점을 상쇄하기 위해 백에게 통상 6집반을 준다. 

이를 ‘덤’이라고 한다. 접바둑에서는 약한 쪽이 돌을 먼저 깔고, 백에게 덤을 주지 않는다. 이번에는 무승부를 막기 위해 흑이 오히려 0.5집을 부담했다

이번 대결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당시 인간이 AI의 도전을 받는 입장이었다. 

전 세계 2억여 명이 지켜본 대국에서 이세돌이 1승4패로 패하자 바둑계는 충격에 빠졌다. 인간 최고수도 AI에 밀리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신호였다.

이후 10년 사이 AI는 인간이 더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발전했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아무런 핸디캡 없이 맞섰지만, 이번엔 신진서가 흑돌 두 점을 먼저 놓고 시작했다. 바둑계에선 현재 카타고가 10년 전 이세돌이 상대한 알파고보다 접바둑 3점 이상 강해졌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신진서가 두 점을 받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이유다. 대국 전에는 한 판만 이겨도 성공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신진서도 대국 전엔 이길 확률을 10% 정도로 내다봤다. 

신진서는 “이세돌 사범의 1승에 비하면 개인적으로 부족한 승리”라면서도 “인간이 AI를 상대로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신진서는 AI가 가르쳐준 수를 연구한 뒤, 오히려 AI와 다르게 두는 방법으로 승리했다. 그는 “연습 초기에는 AI 수법을 따라 하다 진 적이 많았다. AI를 따라 하는 것보다 내 스타일대로 판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정상 9단은 “최선이 아닌 길임을 알면서도 AI와 둘 때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신진서의 전략이 만든 퍼펙트한 승리”라고 했다. 

이현욱 9단은 “세 판을 치르는 동안 계속 발전했다. 최종국은 AI와의 대국에 대한 적응이 완전히 끝난 것처럼 완벽했다”고 했다.

신진서는 경기 후 “AI의 수법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타일대로 판을 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불리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다음에는 더 불리한 조건에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진서는 판당 5000만원씩 대국료 1억5000만원과 두 차례 승리 수당 1억원 등 총 2억5000만원을 받는다. 2승 이상을 거둔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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